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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재의 존재 (Existence of Absence)

장르         거리극 (Street Theater)

역할         연출, 창작, 기획 : 이상│드라마터그 : 김지아│배우 : 이영주(2022), 김지아(2023-)│사운드 디자인 : 신용희

                 사운드 프로덕션 : 허소연(2022)│책 디자인 : 양수진│지도 디자인 : 쭈야│영상기록 : 김성은│사진기록 : 김동희

                포스터 디자인 : 양수진(2022, 2023), 이상(2024)│PD : 신현정(2023-)│조연출 : 조보경(2024)

런타임     60분내외

장소         일상공간 / 공공장소 / 사적공간 / 도시 ; 산지천 광장 일대

내역         2022 제주문화예술재단 청년예술가육성지원 선정│202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청년예술가생애첫지원 다원예술 분야 선정

                 2024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다원예술 분야 선정  

오프라인 포스터 이미지.png

"당신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부재의 존재'는 무엇인가요?"

‘부재의 존재’는 사운드 씨어터, 이동형, 참여형 등의 형식들이 복합적으로 구성된 공간반응형 거리극 공연으로, 매 회당 1명의 관객이 참여하는 한 사람을 위한 공연이다. 관객은 도시의 한 장소에 앉아 자신이 살아가는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며, 실존하지 않지만 사운드를 통해 존재하는 낯선 사람과 어떤 종류의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관객은 먼저 자리를 떠나는 사운드의 존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익숙한 도시를 낯설게 여행하고, 최종 장소에 도착하여서는 또 다른 이야기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부재와 존재의 개념에 대해 감각하고, 사유하는 시간으로 초대된다.

​영상기록 (2022 버전)

​영상기록 (2023 버전)

부재의 존재

 

코로나로 여유가 생긴 어느 봄날, 집 앞 바닷가에 나갔다. 의자에 앉아 오랜 시간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았다. 시간이 흐르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땅을 기어다니던 개미 한 마리부터 시작한 시선이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로 이어지고 전봇대와 전선, 여기가 하늘인지 바다인지 구분할 수 없는 지점까지 확장되었다. 동시에 불규칙적인 소리와 냄새들이 발생하고, 사라지며, 이어졌다. 한 공간에 앉아 하나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을 뿐인데, 나의 내면에서는 충만한 감각과 감정들이 생성되었다. 풍요로운 시간이었다. 그렇게 ‘관객이 한 공간에 앉아 오랜 시간 하나의 풍경을 바라보는 형식’의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

 

이상의 이상은 2018년부터 일상적으로 작동하는 도시에서 관객⸰작품⸰공간 세 가지 사이의 관계에 대한 미학을 탐구하며 기억과 시간, 공간과 감각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구성된 공연을 만들어왔다. 일상적으로 작동하는 도시라는 시공간에 이미 이야기와 형식, 다양한 형태의 아름다움이 존재함을 느끼며, 그 관점을 공유하기 위해 도시에서 작업한다. 여기서 도시라는 공간은 어떤 행위가 펼쳐지는 배경으로서의 용도를 넘어 극의 재료이자 행위의 본질적인 요소로 사용된다. 궁극적으로는 공연에 참여하는 관객들이 도시를 인지하는 방식의 변화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도시라는 일상적 공간을 극적인 공간으로 변형시키고자 한다.

 

전작인 이동형 거리 퍼포먼스 <눈 뜬 자들의 도시>를 통해 처음으로 1인 관객 공연을 시도했고, 그 시간 속에서 1인 관객 공연이 지닌 미학적 가능성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연에 참여하지 않는 시민들은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도시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그 도시에 존재하며 공연에 참여하는 관객의 내면에서는 다른 일이 일어난다는 지점이 시적으로 느껴졌다. 예술가⸰작품⸰관객 사이에 형성되는 보다 내밀한 관계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일상적으로 작동하는 도시라는 조건에서도 안전하고,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최소한의 프로덕션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자유로운 양식의 공연이 주는 해방감을 경험했다. 앞으로의 모든 작업을 1인 관객 공연으로 진행할 생각은 없었지만, 당장은 해당 포맷을 실험하며 발견한 것들을 더 깊이 탐구하고자 했다.

 

 

당신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부재의 존재’는 무엇인가요?

 

관객이 도시의 한 공간에 앉아서 하나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며 사운드 씨어터라는 형식을 생각하게 되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소리로 존재하는 어떤 사람과 관객이 우연히 만나게 되는 상황 설정이 이어졌다. 형식과 설정으로부터 ‘존재와 부재’라는 작품의 주제가 나왔다.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의 간격과 기억의 틈이 공감각적으로 공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도심을 중심으로 리서치를 전개하며 공간을 확정했다. 공연이 이루어질 장소에서 대본을 쓰고, 녹음작업을 진행했다. 녹음방식은 원테이크로 진행했고, 공간에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소리들을 함께 포착하며 편집하는 방식으로 사운드 작업을 전개했다. 실제로 홀로인 관객이 다른 사람과 같은 시공간에 함께 있다고 느끼길 원했다.

 

결국 이 공연은 특정 공간에서 녹음된 소리를 이후에 관객이 같은 장소에서 듣게 되는 방식의 작품이다. 같은 공간에서 과거와 현재가 결합하고, 충돌하기를 반복하며 시간의 간격을 발생시킨다. 여기에서 ‘현실’과 ‘허구’의 결합과 충돌이 발생한다.

 

작업을 전개하며 나에게 들어온 키워드들을 나열해본다. [현실과 허구, 존재와 부재,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 소유와 상실, 만남과 이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이 단어들 자체가 아닌 이 단어들의 ‘사이공간’에 정말 중요한 무언가가 있었다. 이를 공연의 내용과 형식 안에서 ‘여정’이라는 메타포로 풀어내고자 했다. 먼저 자리를 떠난 목소리의 존재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설정으로, 관객이 오랜 시간 바라보던 도시 안으로 직접 들어가 골목 곳곳을 여행하기를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여행의 끝에서 관객이 만나는 것은 자신과 같은 경로를 경험했을 다른 관객들의 이야기이다.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 관객과 관객이 연결되고, 그 개개인의 이야기가 모인 하나의 책이 완성됨으로서, 개인의 경험이 공동의 경험으로 연결되고 확장되기를 바랐다.

 

 

극은 어디에 있는가?

 

일반적으로 극의 4요소를 배우, 희곡, 관객, 무대라고 이야기한다.

 

출연자 없이 관객과 공간만 있는 이 작품에서-

라이브가 아닌 과거에 녹음된 소리를 듣는 이 작업에서-

극은, 공연은 어디에 있는가?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현실과 극을 결합하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도 관객이 어떤 공연을 보러온 게 아닌, 어떤 시간을 살고 있다는 감각과 느낌을 지니기를 바랐다. 만약 그것이 당신의 내면에서 이루어졌다면,

 

이 작품에서 극은 관객의 내면에 존재한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무엇보다, 당신의 이야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나와 동료들과 당신과 앞서서 간 유상일, 김기홍, 진규범 그리고 이 거리에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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